Section 5.
영화로 만나는 노회찬의 세계

“‘첼로를 켜는 정치인’으로 유명하기도 한 노회찬은 사실 고등학교 시절 개봉 영화를 모두 섭렵했다던 ‘영화광’으로도 친숙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여야 정치인들이 함께 한 ‘한국영화 를 사랑하는 모임’ 소속 영화인이기도 했고, 개봉 영화 ‘관객과의 대화’에 나설 만큼 영화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더군다나 그가 언급하고 시사회에 참석했던 영화들의 면면은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그의 관심사가 어디로 뻗어있었는지를 그대로 드러낸다…노회찬이 응원했던 영화들의 면면은 그 의 폭넓은 관심사는 물론 그가 한국사회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또 어떤 철학을 지녔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외화부터 독립영화, 상업영화를 가리지 않은 노회찬의 영화사랑은 그를 ‘영화의 친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하성태, <오마이뉴스>, 2018.7.26.)

사춘기 시절부터 영화를 아끼고 사랑한, ‘영화광 정치인’, ‘영화의 친구’ 노회찬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일까? 노회찬은 이렇게 말한다.

–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예술의 종착역으로서의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으니, 정치를 안 했으면 영화를 했을지도 모르죠”

– “저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순수예술처럼 소수들만 향유하다가 사회가 민주화되고 경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고급한 예술을 즐기는 방향으로 변해온 거죠. 예술 자체의 콘텐츠가 대중화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피카소를 보고, 더 많은 사람이 베토벤을 듣게 된 것처럼 말이죠.”

– “견우와 직녀는 일 년중 칠월칠석 하루만 만나지만 영화계와 진보정치는 오늘을 계기로 일년열두 달 만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영화라면 그 꿈을 실현시키는 것은 진보정치이고 민주노동당입니다.” (2004년 4월 7일 박찬욱, 봉준호 감독, 오지혜 배우 등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을 한 226명 영화인을 총선홍보대사로 위촉하면서 한 인사말)

#1 영화광 노회찬

<두 영화광의 만남- 영화감독 장항준과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인터뷰 기사 원문

※ <씨네21>의 협조로 「두 영화광의 만남- 영화감독 장항준과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729호, 2009.11.17.~11.24.) 내용을 수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씨네21>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수록된 이미지는 재단에서 별도로 정리, 첨부한 것임.)

※ 「[talk show] “1년 개봉작 몽땅 본 적도 있어요”」, <씨네21> 729호(2009.11.17.~11.24.) 진행 조민준(한겨레 esc 기자) 사진 이혜정 (2009년 11월 23일)
인터뷰어로 나선 영화감독 장항준이 대담을 희망한 이는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 ‘관심’을, 정치인 일반의 영화에 대한 이해에 빗대거나 ‘정치인 중에서는 영화를 좀 아는’ 수준으로 넘겨짚어서는 곤란하다.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된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좌중에는 과거 PC통신 시절의 ‘영퀴방’ 마냥 영화제목들이 난무하기 시작했으니. 그러니까 이 인터뷰는 영화감독과 정치인의 만남이 아니라, 어느 두 영화광의 만남이라 이름 붙이는 게 옳을 것이다.

– 장항준: 오늘 노 대표님 뵈러 간다고 하니까 ‘휴대폰 번호 교환해라. 나중에 술자리에 모시게’라는 사람이 절반, ‘괜찮겠어? 좌파 감독으로 찍히는 거 아냐?’ 라는 사람이 절반이더라고요. 사실 제가 정치에 큰 관심은 없지만 노 대표님께서 영화 좋아하신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오셨고, 그 과정에서 좋아하게 된 영화의 변천사 같은 것이 궁금하더라고요. 물론 제 최고의 관심사는 노 대표님과의 차후 술자리입니다만.
– 노회찬: 저에게는 음주가 중요한 행사입니다. (웃음) 의미있는 행사가 될 것 같으니,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 장항준: 영광입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대표님께서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세요?
– 노회찬: 기본적으로 영화는 다 좋아합니다. 다큐멘터리는 무조건 좋아하고요. 그리고 코언 형제의 영화를 좋아해서 작품이 개봉되면 무조건 봅니다… 한때는 이란영화도 많이 봤고 터키영화, 유고영화… 할리우드풍이 아닌 영화들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문제의식이 있는 영화들. 최근에 봤던 영화 중에서는 <이리나 팜>의 여운이 길게 남더라고요.
– 장항준: 문제의식 있는 작품 중에도 본질을 살짝 덮은 영화들이 있고,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있잖아요. 저는 고등학생 때 영화 쪽으로 진로를 정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음악선생님께서 부르시더라고요. 그리고 일일찻집 티켓을 하나 주시더니 ‘서울대 앞 녹두거리의 어느 다방에 가면 생전 보지도 못한 영화를 하나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찾아서 다방에 들어갔더니 커튼 사이로 불빛이 간간이 새어나오고 있었어요. 보니까 24인치 텔레비전 앞에 수십명이 담배를 피우며 영화를 보고 있더라고요. 그게 <전함 포템킨>이었어요.
– 노회찬: 아, 저도 그 이야기하려고 했었어요. 저도 에이젠슈테인 영화는 구할 수 있는 데까지 다 구해서 봤어요.

– 장항준: 학창 시절에 많이 보고 감동받은 영화들은 대부분 미국영화들이었을 것 같은데요. 대략 어떤 영화들이었나요?
– 노회찬: 당시에 네 번 본 영화가 있는데,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나왔던 <젊은이의 양지>였어요. 그 영화도 사실은 미국사회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생겨난 문제들에 관한 이야기였죠.
– 장항준: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촘촘하게 잘 만든 영화인 것 같아요.
– 노회찬: 네 번 중에 두 번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얼굴 보려고 간 것입니다만. (웃음) 그 시절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이 두 편인데, <닥터 지바고>와 <대부>였어요. <닥터 지바고>는 중학생 때 누나가 단체관람하는 걸 따라가서 처음 본 이후로 지금까지 다른 판본으로 10번 넘게 봤죠. <대부>가 개봉했을 때는 학생이어서 당연히 볼 수 없었는데 사복 입고 가서 봤고요.
– 장항준: <대부> 3부작 중에서는 몇 번째가 개인적인 취향에 맞으시던가요?
– 노회찬: 2편이죠. 1편도 손댈 데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됩니다만 2편에는 서사성이 있잖습니까. 제 취향이 그쪽 계열이기도 하고요.

– 장항준: 대표님께서 지금까지 보신 영화 중에 가장 좋았던 영화 세 편을 꼽는다면요?
– 노회찬: 너무 난감한 질문인데.
– 장항준: 지금 이 순간, 아니면 2009년 버전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 노회찬: <모던 타임즈>를 우선으로 꼽고 싶어요. 그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워낭소리>. 세 번째는 <로큰롤 인생>이라는 다큐멘터리영화. 다큐멘터리는 스토리를 강제하기가 쉽지 않은데 아주 절묘하게 스토리가 만들어졌고, 메시지 자체도 강렬하더라고요. 근간에 본 영화 중에서는 제일 좋았어요.

– 장항준: 한국의 관객 중에 할리우드 키드가 아니었던 이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대표님께서 마지막으로 할리우드 키드였던 건 언제였습니까?
– 노회찬: 아무래도 고등학생 때죠. 그런데 제 세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릴 적에 보고도 계속 기억에 남는 것은 <쌀> <갯벌> <마부> 같은 한국영화들이에요. 당시에는 한국영화들이 사회적인 문제를 리얼하게 다루었는데, 이후에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많이 바뀌었죠. 고등학교 들어갈 무렵부터 볼 만한 한국영화가 없어지고, 할리우드영화들이 많이 들어오니까 엄청나게 보게 된 거죠.

– 장항준: 80년대에는 비판적인 문화들이 모두 지하로 숨고, 오버그라운드에는 전두환이 육성한 3S가 장악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저희 세대한테 한국영화는 에로영화였어요. 고등학생 때도 동시 상영관을 즐겨 찾았죠. 주로 두 번째 영화를 보기 위해서. (웃음) 혹시 에로영화들도 가끔 보시나요?
– 노회찬: 제가 도덕성이 높아서가 아니라, <애마부인> 같은 영화는 한 번도 안 봤어요. 시간이 나면 더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보려고 했죠.
– 장항준: <감각의 제국> 같은 영화는요.
– 노회찬: 그건 봤어요. 그런데 저는 그 영화도 센세이션을 내세운 작품이지 영화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거의 다 본 편인데, 그런 영화들이 훨씬 좋죠.

<※ 일본 구로사와 아끼라 감독의 대표 작품>
라쇼몽 (羅生門 Rashomon)
이키루 (生きる Ikiru)
7인의 사무라이 (七人の侍 Seven Samurai)
쓰바키 산주로 (椿三十郎 Sanjuro) 요짐보 (用心棒, Yojimbo) 외 다수

– 장항준: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태도가 멀티플렉스 시대와 함께 참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전에는 취미란에 ‘독서, 음악감상, 영화감상’이라고 흔히들 썼었는데, 요즘은 영화를 ‘감상’ 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거의 없거든요. 영화 보기 아니면 관람. 이게 영화를 예술로 보느냐 아니냐의 어떤 척도일 수도 있을 텐데,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대표님의 입장은 어떠신지요.
– 노회찬: 저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순수예술처럼 소수들만 향유하다가 사회가 민주화되고 경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고급한 예술을 즐기는 방향으로 변해온 거죠. 예술 자체의 콘텐츠가 대중화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피카소를 보고, 더 많은 사람이 베토벤을 듣게 된 것처럼 말이죠.

– 장항준: 현장에서 느끼는 좌절감은 그보다 좀더 깊은 부분이 있어요. 마치 막장드라마가 시청률을 올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데, 예술이냐 아니냐의 고민을 넘어서 좋은 상업영화와 좋지 않은 상업영화로 나뉠 뿐인 것 같다는 느낌이죠.
– 노회찬: 과거에 영화는 유일한 활동사진이었어요. 그러다 TV가 나왔고, 인터넷이 등장했고, 광고가 발달하면서 이제는 재미없는 영화보다도 훨씬 재미있는 뮤직비디오가 나올 수 있는 시대가 된 거죠. 그만큼 동영상의 세계가 훨씬 확장되었는데, 그럼에도 영화의 영역도 넒어졌잖아요. 마이클 잭슨을 그렇게 많이 들어도 베토벤 역시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듣는 것처럼요. 영화도 그렇게 시장이 확장되면서 예술영화와 재미있는 상업영화가 공존해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기본적으로 팔려야 하니까, 장사가 되는 이야기에 일단 몰두할 수밖에 없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이 커지는 것은 좋다고 봐요.
– 장항준: 기본적으로 좌파는 로맨티시즘에서 출발한다고 하잖아요.
– 노회찬: 그렇습니다. 특히 혁명가는.

– 장항준: 그런 관점에서 영화에 대한 대표님의 시각도 현장에서 느끼는 것보다는 좀더 낭만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 노회찬: 그렇죠. 영화라고 하면 일단 좋아하니까요.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영화를 출판산업과 비슷한 관점에서 보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1년에 책 1권도 못 내는 출판사가 90%를 넘습니다. 출판사들도 일단 잘 팔리는 책을 낼 수밖에 없어요. 그나마 양식이 있는 대형출판사들은 잘 팔리는 책을 내서 번 돈으로 안 팔리지만 있어야 할 책들을 한두권씩 냅니다. 하지만 자금여력이 없는 출판사들은 안 팔리는 책 한권 내고 나면 이후 1년간 책을 못 내는 거죠. 이런 문제는 정책적으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 200권만찍더라도, 그 책을 찾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책은 도서관에 꽂혀 있어야 합니다. 그 관점은 영화에 대해서도 똑같아요. 독립영화 중 우수한 시나리오들은 심의해서 영화예술·산업진흥 차원에서 자본을 지원해야 합니다.

– 장항준: 사실 오늘 대표님 만나러 오면서 어느 정도 생각은 했었어요. 영화를 좋아하신다고 하는데, 보통 좋아하는 정도가 아닐 거라고. 오기 전에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김병욱 PD와 통화했는데 ‘너보다 영화 더 많이 아실 것 같다’더군요. 진짜 그렇습니다. (웃음)

#2 노회찬 추천 영화 (노회찬이 추천한 영화 20선)

원래 처음 기획은 ‘노회찬이 추천한 영화 20선’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노회찬 추천 영화는 19선으로 하고, 스무 번째 영화는 여러분이 노회찬이 되어 ‘만약 내가 노회찬이라면’ 하는 마음으로 추천하는 영화로 남겨두는 게 어떨까?”
19편의 작품은 각각 노회찬의 추천 글과 이미지 사진을 더한 뒤, 간략한 영화 소개글을 발췌해 구성했습니다. 관련된 노회찬의 이야기가 있다면 가능한 한 찾아서 수록하는 걸로 했습니다.
2주기를 맞아 여러분의 마음 속 추천 영화 한 편을 더해 ‘노회찬이 추천한 영화 20선’을 이제 선보입니다.

<그해 여름의 흰장미>

“이번 주에는 지난 주말 MBC에서 했던 주말명화 「그해 여름의 흰장미」를 보았습니다. 2차세계대 전 당시 어느 시골 휴양지에서 있었던 일을 다룬 유고 영화인데 미국 영화와 달리 소재도 건전하고 또 영화촬영.편집 등의 기술도 그 수준이 몇 단계 위더군요. 본 뒤에도 잔잔한 감동이 길게 남는 영화였습니다.” (1991년 04월 16일 청주교도소, 「부모님께 부치는 서한」)

– 영화명(영문) That Summer Of White Roses. 영화명(원문) Djavolji Raj. 제작연도 1989.
– 나치의 침공으로 비극에 휘말리는 유고슬라비아의 어느 마을. 독일군에 대항한 유격전이 펼쳐지고 그 처절한 상황에서도 사랑이 펼쳐진다.

<사막의 라이온>

“이번 주 비디오 시청시간에는 「사막의 라이온」을 보았습니다. 리비아 정부의 공식 지원 아래 리비아의 식민지해방투쟁 실화를 안소니 퀸 주연으로 그려낸 역사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케일, 촬영기술, 배우들의 연기 모두가 세계 최일류 수준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화 내용이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이태리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군대의 침략에 맞선 리비아 민중들의 투쟁을 이처럼 감동적으로, 웅장하게 그려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리비아는 우리에 비해 정신적으로 우위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의 성가를 이미 알고 밖에 있을 때 두 번씩이나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감동을 온몸으로 느끼며 세 시간 가까이 영화를 감상하였습니다. 국민학생 이상이라면 온 가족이 두루 앉아 보고 느끼고 즐길 가치 있는 영화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건이와 제수씨에게도 시청을 권하는 바입니다.” (1991년 11월 13일 청주교도소, 「부모님께 부치는 서한」)

– 영화명: Lion Of The Desert. 1981년 5월 개봉.
– 1910년부터 ‘제국주의’ 이탈리아에 맞서 20여년간 항쟁을 이끈 리비아 구국의 영웅이자 탁월한 전술가 ‘요마프 무크타르’의 생애를 그린 영화. 앤소니 퀸이 연기한 무크타르는 끝내 이탈리아군에 잡혀 최후를 맞으면서도 불의와의 타협은 거부했다. 그는 1931년 공개 교수형에 처하며 “나는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 승리 아니면 죽음이다. 투쟁은 다음 세대, 다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것이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황금광시대>

“엊그제엔 챨리 채프린의 “황금광시대”를 보았습니다. 코메디가 분명 예술의 한 부분임을 실감케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어릴 때 일요일이면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깎고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외출하여 영화 구경하고 냉면 먹던 일들이 생각나는군요. 당시 대영극장에선가 본 채프린 영화의 몇 장면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채프린의 영화는 단순히 우수한 코메디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산업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모순들과 1930년대 유럽에서 발흥하기 시작한 파시즘의 여러 면모를 예리하고 정확하게 파헤쳐 이를 풍자하고 고발하는 데 그 가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제작. 감독.음악 등 영화의 거의 전부를 자신의 힘으로 만든 그의 예술적 감각과 연기는 가히 천재적이라 할만 하지요. 밖에서 본 것과 합하면 6~7편은 본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백미는 역시 “모던 타임즈” 인 것 같습니다. 채프린의 작품은 이제 비디오가게에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품목이 되고 있다 합니다. 한가한 일요일 오후 요란한 T.V를 끄고 채프린의 영화를 감상해보시길 권하는 바입니다. 건이와 제수씨도 함께 보아야지요.“ (1991년 12월 03일 청주교도소, 「부모님께 부치는 서한」)

– 영화명: The Gold Rush. 제작연도 1925년.
– 찰리 채플린이 제작, 감독, 각본, 주연 등 1인 4역을 맡아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준 영화로 채플린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의 하나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광부들이 얼어붙은 산길을 긴 열을 지어 올라가는 ‘골드 러쉬’의 사진에서 채플린은 영화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허기진 채플린이 구두를 삶아 먹는 장면, 여인을 기다리는 동안의 롤빵의 댄스, 절벽의 오두막의 장면 등 오직 채플린만이 가능한 최고의 코믹한 순간들로 유명하다. 1925년에 무성으로 소개된 영화이지만, 1942년 일부 장면들이 삭제되어 채플린의 내레이션과 음악이 삽입되어 재개봉했다. (2012년 제7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화씨 9/11>

2014년 7월 19일 노회찬은 아내 김지선과 함께 개봉 전 시사회 성격의 자리에 참석, 영화 <화씨 9/11>을 관람한다.
: “영화 <화씨 9/11>을 관람하였다. 개봉 전 시사회의 성격을 갖기는 했으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릴 줄 예상하지 못했다. 연예부 기자들은 민주노동당이 <문화>를 통해 정치를 말하는 게 신기한 듯 묻는다.

사실 문화는 배부른 사람들의 관심사라는 생각이 아직 진보진영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겠다는 진보정당에 있어서 문화와 문화적 접근은 전략적 중요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계급사회에서는 지배계급의 문화가 지배적인 문화이다’라는 마르크스의 주장이 <문화>를 자포자기하는 근거로 오용되어선 안 된다. 마이클 무어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보여준 것은 <진실의 힘>이자 <예술의 힘>이다. 지하철에서 이 영화 홍보전단을 나눠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민주노동당 동료들은 밀려든 관객의 열기에 고무되었다. 좌석이 모자라 통로에 앉고 일부는 서서 보는 상황이 되자 단병호 의원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벽쪽 통로에 기대서서 관람했다. 그의 결벽증에는 인간의 체온이 담겨 있다.
서서 보느라 혼났다는 아내와 함께 모처럼 일찍 귀가했다. 올해도 여름휴가를 갖지 않을게 뻔해 보였던지 아내는 처제들과 며칠 쉴 계획을 추진 중이다. 고맙고 다행스런 일이다.” (2004년 7월 19일 <노회찬의 난중일기>)

– 영화명 Fahrenheit 9/11.
– 마이클 무어 감독이 2004년에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9·11 테러에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얼마나 우왕좌왕하며 대응했으며, 불명확한 증거를 통해 9·11 테러의 배후가 이라크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이라크를 침공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영화의 태그라인은 “자유가 불타는 온도”.

<솔로이스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에 가는 길입니다. 작년 개막식 때 본 <로큰롤인생>의 감동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폐막작 <비지터>도 훌륭했습니다. 오늘 개막작은 <솔로이스트>. <오만과 편견>의 조 라이트 감독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 기대가 큽니다.” (2009년 8월 13일 노회찬 트위터)

“@kyunghyungKIM 김경형 감독님 어제 반가웠습니다. 개막작 <솔로이스트>도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들과 문제의식 있는 배우들 그리고 영화 관계자들 만나는 기쁨도 컸습니다.” (2009년 8월 14일 노회찬 트위터)

– 영화명 The Soloist. 2009년 11월 19일 개봉.
– LA 타임즈 로페즈 기자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숙자인 천재 첼리스트 나다니엘의 실화를 엮은 영화. 삶에 지친 신문 기자와 삶의 길을 잃어버린 천재 음악가. 서로를 도우며 키워나가는 우정과 희망의 감동 드라마가 시작된다.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어준·진중권·홍세화씨 등과의 대화를 엮어 2010년에 나온 책
<진보의 재탄생-노회찬과의 대화>의 표지에는 첼로를 켜는 고인의 사진이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꾼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용접공 생활까지 하며 노동운동에 매진해온 고인의 삶과 첼로는 왠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 고인이 어린 시절 첼로를 배웠다는 말에 함께 출연한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선 이 의원이 한 말이 “죄송하다. 너무 안 어울려서”다.
고인은 평소 “첼로는 인간의 음성에 가장 가까운 소리”라며 첼로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곤 했 다. 현악기 중 저음역을 맡고 있는 첼로는 따뜻하고 폭넓은 음색으로 사랑을 받는다. 첼로는 수 십 개의 악기가 모여 조화로운 소리를 빚어내는 관현악을 떠받쳐주는 악기다. 진보운동가이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와 관용의 태도를 중시해 보수로부터도 사랑을 받았던 고인의 삶은 클래식의 앙상블을 완성시켜주는 첼로를 연상시킨다. ‘빨간색이되 우아한 빨간색이고 싶다’는 고인의 소망(정운영 작 <우리 시대 진보의 파수꾼 노회찬> 중)도 우아한 모습의 첼로 연주자와 오버랩된다.
(김준기 논설위원, 「[여적]첼로를 닮았던 노회찬」, <경향신문>, 2018년 7월 25일)

<위대한 침묵>

“영화 <위대한 침묵> 중 첫 인용구입니다. ‘봄은 겨울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봄은 침묵으로부터 온다. 또한 그 침묵으로부터 겨울이 그리고 여름과 가을이 온다.’ ᅳ막스 피카르트” (2009년 12월 29일 노회찬 트위터)

“저는 지금 갑니다 일정 과감히 취소하고 씨네 선재아트로 갑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영화 <위대 한 침묵> 보러 갑니다. 2시간 40분을 저를 위해 쓰기로 했습니다”

– 영화명 Into Great Silence, Die Große Stille. 2009년 12월 개봉
– 우리가 잊고 지냈던, 아름다운 세상으로의 여행과 같은 영화. 내러티브를 벗어난 자유, 시간이 공간이 되는 영화. 침묵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침묵>. 19년을 기다린 ‘침묵의 세계’ 해발 1,300m의 알프스의 깊은 산중에 있는 카르투지오 수도원을 영상으로 만난다!

<아이들>

“사필귀정! 홍대노조 고용승계 등 잠정합의 끌어냈군요 사흘전 영화 <아이들> 상영관에서 배우 김 여진씨와 함께 만났던 홍대 노동자분들 축하합니다. 참연예인 김여진씨도 수고하셨어요”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 주인공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입니 다. 최근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시사회에서 실종자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았습니다. 강추! 2/17 개봉” (2011년 2월 15일 노회찬 트위터)

– 1991년 대구 달서구에서 도롱뇽을 잡으러 집을 나선 다섯 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의 마지막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돌아오지 못한 다섯 명의 아이들과 그들을 찾는 사람들! 사건 발생 21년…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6년>

“ 5.18은 다가오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멀어져 가네요~ 강풀의 웹툰 26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26년’. 꼭 제작에 성공해서 5.18을 기억합시다!” (2012년 5월 11일 노회찬 트위터)

– 역사적 사실에 과감한 상상을 더한 팩션.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그 날’ 1980년 5월.. 그리고 26년 후 학살의 주범 ‘그 사람’을 단죄하라!
–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의 아픔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26년이 흐른 ‘현재’로 시점을 옮겨 그 날의 비극이 결코 박제된 역사가 아닌,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픔과 상처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특히 역사적인 사실에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한다는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파격적인 소재로 결코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 되는 비극적인 역사를 상기시키며 관객들에게 단죄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 2012년 11월 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 영화 ‘26년’ 시사회 참석한 노회찬, ‘발 뉴스TV’와 인터뷰를 합니다.
: 노회찬, “과거는 추억이 될 수 없고, 살아있는 교과서로 봐야 한다. 그 당시의 주역들이 아직도 뻔뻔하게 살아있기 때문에 끝나지 않은 이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의 주역들이 다시 부활하려는 이때가 영화개봉의 적기다”

<두 개의 문>

“내일 영화 <두개의 문> 보실 분! ‘@iamenemy: @hcroh RT 22일(일) 오후3시 KU시네마트랩(고 려대 본교 미디어관4층) 선착순 50명 무료 초대/ 010-9742-8912 문자로 신청’” (2012년 7월 21일 노회찬 트위터)

–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뒤엉킨 그 곳은 생지옥 같았다! 그을린 ‘25시간’의 기록!”
– <두 개의 문>은 6명이 사망한 용산 참사의 진실을 묻는다. ‘묻는다’, 답하지 않고 묻는다.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 사망. 생존권을 호소하며 망루에 올랐던 이들은 불과 25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내려 왔고, 살아남은 이들은 범법자가 되었다.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는 가운데, 진실공방의 긴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진다.

<팔메>

“스웨덴 영화 <팔메> 함께 보실 분. 선착순! 22일 오후 2시!” (2013년 11월 17일 노회찬 페이스북)

– 1986년 2월의 어느 날 밤, 스톡홀름의 거리에서 암살당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의 생애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상류층으로 태어나 사회민주주의자가 되었고, 가장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했으며, 사회의 정의를 추구했던 그의 일생과 때로는 열정적인 연설가였으며, 때로는 뛰어난 책략가였던 그의 다양한 면모를 담아내었다. 당 대표와 수상을 역임하며 스웨덴뿐 아니라 세계 역사를 변화시킨 한 인물에 대한 초상. (2013년 스웨덴영화제)

<또 하나의 약속>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이 제작됩니다. 삼성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제작비를 모금하고 있답니다.” (2012년 11월 3일 노회찬마들연구소 트위터)

“<또 하나의 약속> 2월 6일 개봉! 예고편 보고 울컥하기도 처음입니다. 우리 모두가 ‘변호인’이 되어야 할 현실을 감동적으로 다뤘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부터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실천입니다.” (2014년 2월 3일 노회찬 트위터)

※ 주한스웨덴대사관과 스웨덴대외홍보처가 주최하는 ‘2013 스웨덴 영화제’가 21~29일 서울과 부산에서 열립니다. 21~27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아트하우스 모모, 23~29일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됩니다. 스웨덴 영화제는 스웨덴의 혁신을 한 자리에 소개하는 프로젝트 ‘이노베이티브 스웨덴’의 문화 부문 핵심 기획입니다.
둘째날인 22일 오후 2시에는 ‘올로프 팔메’ 상영 및 크리스티나 린드 스트룀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 오후 4시 30분에는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스웨덴대사, ‘올로프 팔메’ 감독 크리스티나 린드 스트룀, 노회찬 전 국회의원, ‘올로프 팔메’ 저자 하수정씨 등이 참여하는 ‘토크쇼: 응답하라 팔메’가 열렸습니다.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유튜브(https://youtu.be/Zbf-iDlpF3w) 참조.

–  평범한 아버지의 기적! 세계 최초 직업병 승소판결 실화! 5천만이 가슴으로 들어야 할 기적의 실화가 시작된다!
– ‘또 하나의 가족’. <또 하나의 약속>의 원제로 삼성이 오랜 기간 추친해 온 캠페인 이름이기도 합니다. 스무 살 여린 딸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한 아버지의 인생을 건 재판이 시작됩니다. 속초의 평범한 택시운전 기사인 아버지는 말합니다. “아빠가… 꼭 약속 지킬게”

※ 2014년 2월 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 CGV, 삼성 노동자의 백혈병 문제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시사회. 노회찬은 영화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삼성반도체 피해자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과 함께 관람했다. 이날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로 일하다가 부당함을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종범 씨의 부인 이미희 씨와, 위영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등 삼성 관련 피해자 가족과 삼성 반도체 재해 문제를 고발해 왔던 이종란 노무사도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 노회찬,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 노회찬(2018.7.23.), “삼성전자 등 반도체사업장에서 백혈병 및 각종 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조정합의가 이뤄졌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이 사안을 사회적으로 공감시키고 그 해결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단체인 ‘반올림’과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앞으로 최종 합의 및 입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 년이나 끌게 만들고, …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서칭 포 슈가맨>

“오늘 따라 <서칭 포 슈가맨>이 보고 싶군요. 작년 여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보았습니다. 지난 5년간 본 영화중 최고였습니다.” (2013년 3월 10일 노회찬 트위터)
“종일 만델라를 추념하며 떠오르는 영화. 만델라가 감옥 안에 있을 때 감옥 밖에선 슈가맨이 자유를 찾는 이들과 함께 했다. 다시 보고싶은 영화!  <서칭 포 슈가맨>” (2013 년 12월 6일 노회찬 트위터)

– 미국에선 ZERO, 남아공에선 HERO?! 실화라서 더욱 믿기 힘든 이야기!
– 음반 판매 6장, 단 두 장의 앨범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비운의 가수 ‘슈가맨’ 시스토 로드리게즈. 1970년대 초 우연히 남아공으로 흘러 들어 온 ‘슈가맨’의 앨범은 그 당시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아공의 젊은이들을 자유로운 록의 세계로 이끌었고, 모든 혁명의 아이콘이 됐다. 남아공 정부는 ‘슈가맨’의 노래가 더 이상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금지곡으로 지정하고 라디오에서도 틀지 못하게 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열광적인 팬들이 늘어났다… 수십 년간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 앞에 서서 ‘슈가맨’이 공연을 하게 되는 영화 후반의 라스트 15분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지슬>

“<지슬 벙개!> 역사를 예술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영화 <지슬>. 내일 감히 보러 갑니다. 아마 올해 제가 본 최고의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24일 낮 12시 15분 노원역 옆 롯데시네마. 표는 각자 구입. 뒤풀이 가능!” (2013년 3월 23일 노회찬 트위터)
“오늘은 4월 3일입니다. 제주 현지에 오니 영화 <지슬>의 장면이 그림처럼 떠오릅니다. (@ 제주 4.3평화공원) #아임IN” (2013년 4월 3일 노회찬 트위터)

– 영화 <지슬>은 1948년 제주섬사람들이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들을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정 소개령을 듣고 피난길에 오르며 겪었던 혹독한 겨울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젠 우리에게조차 낯설어진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 <지슬>에 전 세계인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영화가 제주 4.3을 정치적인 사상이나 이념, 이데올로기의 성향을 다루기보다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 보다 보편적인 감정 을 공감하고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설국열차>

“개봉 이틀만에 나는 백만명 중의 한명이 되었다. <설국열차>. 지리산 같은 영화다. 오르는 길도 많고 평가와 해석도 다양하다. 이 영화 최대의 강점이다. 그래서 더 많이 오른다. 혁명(송강호)과 개량(크리스 에반스)! 봉준호다워 보였다.” (2013년 8월 8일 노회찬 트위터)

– <설국열차> 원작만화를 처음 발견했을 때, 최초의 매혹은 ‘기차’라는 독특한 영화적 공간이었습니다. 뱀처럼 살아 움직이는 수 십, 수 백 개의 쇳덩어리들, 그리고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인간들의 모습이 제 마음을 뒤흔들었죠. 그런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인간들은 서로 싸우고 있었습니다. 최후의 생존자들을 태운 노아의 방주에서조차, 인간들은 칸과 칸으로 계급이 나뉘어진 채, 서로 평등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 비좁은 일직선의 기차에는, 우회로가 없습니다.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그저 돌파해야만 합니다. 몸과 몸이 부딪히고 피와 땀이 뒤엉킵니다.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에너지와 영화적인 쾌감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굳이 ‘액션’ 이라는 단어로 단순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격렬한 충돌 속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희/ 로/애/락의 뜨거운 감정들이 뒤섞여 있으니까요. (감독 봉준호)

※ 영화 <설국열차>에는 네 개의 세계가 있다. 열차의 설계자인 ‘윌포드의 세계’, 열차 반란을 주도하는 ‘커티스의 세계’, 윌포드와 공조해온 원로 지도자 ‘길리엄의 세계’, 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던 ‘남궁민수의 세계’가 그것이다. 그는 자신이 ‘남궁민수의 세계’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열차 바깥으로 나가자는 새로운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우리의 인식의 지평을 넓혔다”라고 영화 <설국열차>를 평했다. ‘불가능하다’는 선동이 난무하는 현실에서도 그는 남궁민수가 했던 것처럼 수없이 ‘열차 바깥으로 나가자’고 소리쳤다. 생명을 다한 ‘운동권적 진보’라는 궤도를 벗어나려는 노력이었다. 그렇게 무모했던 목소리 덕분에 진보정당은 시민권을 얻었고, 세상은 한걸음 전진할 수 있었다.
– 2013년 8월 28일 오후 5시 서울시청 근처에서 노회찬을 인터뷰한,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의 회상(구영식, 「노회찬이 본 설국열차, 6년 전 미공개 인터뷰: ‘남궁민수의 세계’를 품었던 사람, 그를 기억하며」, <오마이뉴스>, 2019년 7월 25일)

<변호인>

“1천만명을 넘어선 영화 <변호인> 관객수와 0%대 수준인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율은 한국사회의 바탕이 얼마나 건실한지 보여주는 생생한 지표입니다. 건강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가 부끄러울 뿐입니다.” (2014년 1월 20일 노회찬 트위터)
“영화 <변호인>이 참여정부 시절 개봉되었다면 1천만 기록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급속히 훼손되어가는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박근혜정부야말로 변호인 1천만 돌파의 일등공신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납니다.” (2014년 1월 20일 노회찬 트위터)

–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부림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웹툰작가로 활동 하던 양우석 감독의 첫 영화이다
–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다섯 번의 공판이 시작된다!

※ 2016년 11월 18일 <한겨레>는 문체부 전현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014년 초부터 청와 대에서 CJ를 손보라는 주문 강도가 높아졌는데, 당시는 영화 <변호인>이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고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가 다시 살아난 때”라고 보도했다.
이에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노회찬은 이렇게 말한다.
“문화 융성을 들먹이면서 영화 몇 편을 빌미로 문화를 탄압하다니, 결국 박근혜 정권의 ‘문화 융성’은 ‘군사 문화 융성’이거나 ‘독재 문화 창달’이었다. 게다가 이 탄압에 문체부를 동원했다. 박근혜 정권이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을 종용하는 등 CJ 그룹을 초토화시킨 이유가 영화 <변호인>의 흥행 때문이라니,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화체육부는 ‘문화체육부’인가, 아니면 ‘문화체벌부’ 인가. 이제 우리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있는 한 본인 스스로가 창조 경제니, 문화 융성 국가니 하는 것도 전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터넷 강국을 말하면서 SNS를 검열하겠다고 하고, 문화 융성을 말하면서 문화 탄압과 예술인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정부가 무슨 수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겠나.”(「노회찬 “CJ 탄압 <변호인> 때문? 독재 문화 창달”」, <프레시안>, 2016 년 11월 18일)

<제보자>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제보자> 시사회에 참석한 노회찬, 트위터에 글을 올립니다.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제보자> 시사회에서 응사 이후 좋아하게 된 배우 유연석군을 만났습니다. 키는 저보다 크지만 얼굴은 저보다 작더군요. 쎔쎔입니다^^” (2014년 9월 16일 노회찬 트위터)

– “2014년 10월 2일,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실체가 밝혀진다.” 이 영화는 2005년 황우석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으로,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으나 영화적으로 재구성된 픽션이다.
– “사회적인 질서나 국익이라는 이름하에 거짓을 말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이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환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영화를 연출했다. 이 영화는 초점을 어디에다 두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초점을 두고자 한 것은 언론의 자유, 우리 사회의 진실을 파헤치는 한 언론인의 집요한 투쟁이었다. 또한 이 영화는 거짓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희생하고 애쓰는 사람들에 대한 헌사이다. 부디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그것을 같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감독 임순례)

※ 노(회찬) 의원은 애초 ‘X파일’ 사건을 ‘사회과학의 X파일 사건’으로, 최근 황우석 교수 줄기 세포 논문조작을 ‘자연계의 X파일 사건’으로 빗대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계 X파일 사건은 베일이 벗겨지면서 잘못한 사람들이 응분의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는데 반해 사회과학계 ‘X파일’ 사건은 진실도 규명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한 네티즌이 두 사건을 놓고 ‘역시 황우석 박사보다는 이건희 회장이 세긴 센 모양’이라고 평한 것을 소개한 뒤 “X파일 사건도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조사했으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샀다. (「노회찬 “X파일도 서울대 조사위가 조사했어야”」, <오마이뉴스>, 2005년 12월 27일 )

<카트>

“영화 <카트> 시사회에서 내내 눈물을 삼켰습니다. 염정아, 도경수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이랜드노조 조합원들을 8년만에 만나 함께 영화를 보니 더욱 감회가 깊었습니다. 강추!” (2014년 10월 22일 노회찬 트위터)

–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 다루다! 대한민국 대표 마트 ‘더 마트’. “마트의 생명은 매출, 매출은 고객, 고객은 서비스”를 외치며 언제나 고객 만족 서비스를 실천하기 위해 온갖 컴플레인과 잔소리에도 꿋꿋이 웃는 얼굴로 일하는 ‘더 마트’의 직원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게 된다. 아무것도 몰랐던 그들의 뜨거운 싸움이 시작된다!
– “땀흘려 번 돈으로 다달이 집값을 내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평범한 많은 이들에게 일터는 팍팍하지만 놓을 수 없는 희망일 것입니다. 그 희망이 ‘비정규직’이라는 허술한 안전망으로 인해 무너지는 순간, 삶은 너무나 쉽게 절망의 맨얼굴을 드러냅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이들이 부당한 현실에 눈을 뜨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때, 역설적이게도 이들은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공이 됩니다. 믿었던 세상을 잃지만, 동료를 얻고, 가족을 발견하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감독 부지영)
– “내가 영화 <카트>의 각본을 쓰게 된 이유는 어쩌면 이 영화의 메시지 때문일지도 모른다. 존재를 부정당한 간명한 메시지. 그건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제33조 1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작가 김경찬)

※ 2007년 7월 5일 노회찬은 홈에버 상암점 농성장을 지지 방문합니다. 이랜드 일반노조가 비정규직 집단해고에 반대하며 7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노회찬의 말입니다.
“이랜드는 기업할 자격이 없다.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금 이랜드 자본이 하는 일이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비정규법이 여성 노동자들의 대량해고와 고용불안을 만들고 있어, 법안 폐기만이 해결책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노동부는 지금 당장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7월 29일 노회찬는 강남 뉴코아 농성장을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29일 새벽에 날아온 기습 점거농성 소식에 모든 일정을 뒤로하고 제일 먼저 농성장을 찾은 것입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싸움이 없으며, 대선투쟁이 따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격려사에서 노회찬은 “지난 홈에버 농성 투쟁 때 여러분들과 밤을 지새우며 이 노회찬이 반드시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끝내 지켜주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 지금 이곳은 제가 오는 것이 아니라 노동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이 당장 와야 할 곳이다. 지난 투쟁 때도 그랬지만 모 방송국 기자가 묻기를 국회의원이 왜 이곳에 있느냐고 하던데, 그럼 국회의원이 이곳에 없다면 대체 어디에 있어야 하냐고 되물었다”고 열변을 토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습니다.
2007년 9월 19일 노회찬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박성수 이랜드 회장을 대상으로 국정감사 증인신청서를 제출합니다. 노회찬은 세 달이 되도록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경찰력 투입과 구사대 폭행 논란이 끊이지 않는 속에서 국정감사에서 박성수 회장을 직접 불러 조사하겠다는 것입니다.

<귀향>

“3.1절 저녁, 영화 <귀향>을 보러 창원 성산구 롯데시네마에 왔습니다.” (2016년 3월 1일 노회찬 트위터)

“3·1절을 맞아 위안부 합의 무효화 경남대회에 참석하고 영화 ‘귀향’을 봤습니다. 한·일 위안부 문제는 갖은 고초를 겪으신 위안부할머니를 다시 고통스럽게 해드린 일입니다. 이제라도 이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우리의 아픈 역사를 통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 3월 2일 <노회찬의 공감로그>)

– <귀향>은 조정래 감독이 2002년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일본군 ‘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우리 함께 안아주세요.”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2016년 국민이 만든 기적의 영화 <귀향>.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진정한 ‘귀향’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 2017년 1월 18일 정의당은 국회에서 ‘12.28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 폐기와 국회 평화의 소녀상 건립 촉구 정의당 전국 동시다발 긴급행동 기자회견’을 엽니다. 노회찬은 이렇게 말합니다.
“천만 명 이상 모였던 촛불광장에서 탄핵당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만이 아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범했던 대표적인 범죄, 한·일 위안부 합의도 우리 국민들에 의해 탄핵당했습니다. 더이상 효력이 없습니다. 온 국민들에 의해서 거부당한, 그래서 무효화된 합의입니다.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돈, 필요하다면 돌려주어야 합니다. 저는 10억 엔만 돌려줄 것이 아니라, 10억엔에 박근혜와 윤병세까지 묶어서 함께 다 돌려주고 싶습니다.
한·일 합방이 이미 체결된 양국간의 합의라고 해서 그것이 유효했습니까. 그것이 유효하다고 믿는 사람은 이완용 하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된 합의를 폐기하고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내는 새로운 노력이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앞장서서 그것을 해내겠습니다.
평화의 소녀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 공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이 국제관례에 어긋난다고 대한민국의 외교부장관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윤병세 장관에게 묻습니다. 전쟁 때 성노예로 쓰기 위해 전쟁 위안부로 강제로 차출한 그 행위는 국제관례입니까. 바로 그런 범죄적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 원인을 눈감고, 그 결과만으로 국제관례 운운하는 자체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윤병세 장관은 즉각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역사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자존심을 동시에 세우면서 이 참혹한 전쟁 범죄의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이 있을 때까지 앞장서서 싸워나가겠습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좋은 영화 한 편 같이 보시죠. <나, 다니엘 블레이크>. 1월 10일 화요일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끝나고 김세윤 칼럼니스트와 함께 라이브러리톡도 합니다.” (2017년 1월 2일 노회찬 트위터)

– 영화명 I, Daniel Blake.
– 2016년 12월 개봉. 약자와 소외계층의 안전망이 되어야하는 복지정책이 운영자 위주의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전락한 영국의 현실을 조롱과 위트,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비전문 엑스트라들의 구성으로 현실감 있게 다루고있다. 감독은 답답한 현실에도 위트와 유머를 통해 페이소스를 담아내기를 잊지 않으며, 선동적 화법의 화석화된 프로파간다 스토리를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누가 나를 도와주는가, 나는 이웃의 사정을 알고 있는가? 같은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운동적 거대 담론은 결코 해내지 못할 더욱 강력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얻어낸다.
– 켄 로치 감독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라는 가슴 뭉클한 수상 소감을 전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사람들에게 ‘가난은 너의 잘못이다’라고 말하는 우리의 잔인함이 문제이다”라는 날선 비판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 1월 10일 김세윤 칼럼니스트와 함께 라이브러리톡
– 노회찬, “켄 로치의 초기 작품 ‘빵과 장미’부터 관심있었다. 아내를 생각하면서 심야의 라디오를 듣는 장면과, 모빌을 만들고 이웃을 돕는 그의 훈훈함이 품위 있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 노회찬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비추어 본 한국사회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관점을 밝혔고 이에 관객들의 참여가 이어지며 더욱 흥미롭고 풍성한 토크가 됐다. 뜨거운 열기로 1시간 넘게 토크가 진행된 가운데, “정글의 법칙이 적자생존이라면 문명의 법칙은 약자공존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3 노회찬 하면 떠오르는 영화

※ <씨네21>의 협조로 김성훈님의 「노회찬재단 설립 준비하는 친구들, 우리는 아직도 그가 그립습니다」(1182호, 2018.11.29.)의 영화 관련 기사 내용을 수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씨네21>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특정 영화가 아니라 다큐를 볼 때면 문뜩 노회찬 의원이 떠오를 때가 있다. 노회찬의 삶이 그랬으니까. 연출 없는 있는 그대로.”

<82년생 김지영>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감독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생전 노 의원이 이 소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노회찬을 떠올리면 난 ‘평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82년생 김지영>이 성평등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는 좋은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개봉되면 노회찬재단 후원회원들이 단체 관람을 하면 좋겠다.”

<더 미라클 시즌>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 미라클 시즌>(감독 숀 맥나마라, 2018)은 미국 웨스트 고등학교 여자배구팀에서 있었던 실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이 영화는 성공담도, 영웅담도 아니다. 간판스타 캐롤라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배구팀이 실의에 빠지자 캐롤라인의 아버지가 ‘캐롤라인처럼 살아라(Live Like Line)’라고 말한다. ‘노회찬 같은 사람이 되어라’ 하면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겠나. 그보다는 ‘노회찬처럼 용기를 가지고, 때로는 침묵을 지키고, 성실하게 살아봐라’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더 큰 힘이 될 거다.”

<내부자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2015)을 보면서 안기부의 ‘삼성 X파일’을 폭로했던 노 의원이 떠올랐다. 권력과 언론과 재벌 등이 결탁한, 돈이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기득권 세력의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났던 문서가 아닌가. 당시 노 의원이 어렵고 힘들게 폭로했던 기억이 난다.”

<라디오 스타>
박중훈 배우

“영화 <라디오 스타>(감독 이준익, 2006)에서 최곤(박중훈)의 매니저(안성기)가 그랬듯이 노 의원은 이 세상에서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준 사람이자 항상 약자의 편에 섰던 사람이다.”

<레이닝 스톤>
변영주 감독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닝 스톤>(감독 켄 로치, 1993)은 해피엔딩이지 않나. 노회찬 의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해피엔딩을 말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
유시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감독 로버트 레드퍼드, 1992). 이 영화 속 인물 노먼은 모범생의 길을 걸어 대학교수가 되었습니다. 형 노먼과 달리 반항적이고 자유분방했던 동생 폴은 신문기자가 되었고요. 노회찬 대표는 진보적 사회 운동과 정치운동의 모범생이었고, 저는 크게 보면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종종 진보진영의 일반적 규범에 반항하고 일탈하며 살았습니다. 우애가 깊으면서도 강에 가면 더 큰 고기를 낚으려고 경쟁했던 노먼과 폴 형제처럼, 노 대표와 저도 서로 좋아하면서 속으로 은근히 경쟁하는 관계였는지 모릅니다. 영화에서는 자유분방한 폴이 죽었는데, 현실에서는 진보의 모범생이었던 노 대표가 먼저 세상을 떠났어요. 예기치 않았던 폴의 죽음을 맞은 노먼이 동생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자신을 책망했듯이, 저도 노 대표를 그렇게 혼자 놔두었던 저를 책망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이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지는 군요.”

<죽은 시인의 사회>
정우성 배우

“지금 지부티라는 나라에 유엔난민기구 일로 와 있다. 숙소에서 눈 뜨자마자 <죽은 시인의 사회>(감독 피터 위어, 1989)의 존 키팅이 떠올랐다. 지독하게 보수적인 명문 학교에 새 영어 교사로 부임해서 아이들에게 참된 인생과 인격 그리고 삶의 가치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지 가르치려고 애쓰던 ‘캡틴’.”

<또 하나의 약속>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카톨릭대 교수

“노 의원은 2013년 2월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적 있다. 2005년 안기부의 ‘삼성 X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해 대법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노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던 그 해, 나는 노조가 없는 삼성의 노동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삼성노동인권지킴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들며 삼성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 노 의원 하면 <또 하나의 약속>(감독 김태윤, 2013)이 떠오른다. 노 의원의 삼성 X파일 공개는 국민의 불신 대상이었던 정치권의 체면을 살려줬고, 그래서 정치권은 노 의원에게 빚진 게 많다.”

<투캅스>
조승수 노회찬재단준비위원회 공동실행위원장·전 의원

“<투캅스>(감독 강우석, 1993). 2010년쯤인가, 현직 의원이었을 때 노 의원을 따라 가서 박중훈씨를 처음 만났다. 밤새 우리는 영화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9월9일 노회찬 의원 49재 추모제 때 배우 박중훈씨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서로 말없이 쳐다보다가 와락 껴안았다. 노회찬 의원 하면 <투캅스>나 <라디오 스타> 같은 박중훈씨가 출연한 영화들이 먼저 떠오른다.”

<낮은 목소리>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더불어민주당 의원

“영화 <낮은 목소리>(감독 변영주, 1995). 세상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95년, 우리 사회에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누구보다 열심히 귀 기울이고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많이 노력하신 노 회찬 의원의 시선과 포개진다. 노 의원은 ‘12·28 위안부 합의’가 잘못된 점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며, 이 문제가 철저히 피해자 할머니들 입장에서 바로잡히길 염원하신 분이다. 변 감독이나 노 의원이나 각각 영화와 정치라는 ‘도구’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꿨다는 점에서 서로 많이 통한다.”

<이리나 팜>
황윤정 영화사 하원 대표

“<이리나 팜>(감독 샘 가바르 스키, 2007). 희귀병에 걸린 손자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할머니 이리나의 조금은 불편한 선택과 삶을 통해 아름다운 희생과 진정한 가족애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언제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던 노의원님의 모습이 이리나와 겹쳐져 늘 가슴이 저린다.”